교회 안에서 가장 화려한 예배당 한가운데, 붉은 대리석과 금빛, 조각상과 금빛 구름 사이에서 시선을 바닥으로 내려 보세요. 어두운 석판이 하나 있어요. 문장도 없고 초상도 없으며 찬사 한 줄도 없어요. 라틴어 두 단어, 마닌의 재(MANIN CINERES), 즉 “마닌 가문의 재”라는 말뿐이에요. 그 돌 아래에는 베네치아 공화국의 120번째이자 마지막 도제(베네치아 공화국의 선출직 통치자), 로도비코 마닌(Ludovico Manin)이 잠들어 있어요. 마닌은 종말에 서명한 사람이에요. 1797년 5월, 나폴레옹(Napoleone)의 군대가 코앞에 닥치자 퇴위를 받아들였고, 베네치아 공화국은 1000년이 넘는 역사 끝에 불이 꺼졌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