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호로 열린 북쪽의 긴 둑길인 폰다멘테 누오베(Fondamente Nuove)에 도나 달라 로제 궁전(Palazzo Donà dalle Rose)의 엄격한 정면이 눈에 띄어요. 이스트리아석의 매끈한 석벽과 뾰족한 아치 대문이 있고, 문턱 너머에는 뜻밖의 보물이 있어요. 바로 두 개의 거대한 파노(fanò, 금박을 입힌 갤리선 선미등)이에요. 가문의 이야기에 따르면 도나 가문의 갤리선이 레판토 해전에서 가져온 것이라고 해요. 이 궁전은 도제(베네치아 공화국의 선출직 통치자)가 직접 지은 집이에요. 교회와의 갈등 시기를 이끈 군주이자 파올로 사르피(Paolo Sarpi) 수사의 친구였던 레오나르도 도나(Leonardo Donà)는 동생이 대운하를 꿈꿨는데도 새로 포장된 지 얼마 안 된 둑길에 이 집을 짓고 싶어 했어요. 그리고 궁전은 끝내 완성되지 못했어요.